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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 성과

특집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 성과

— 글. 조덕천(단국대학교 사학과 박사)

올해는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이하 임시정부)를 구심점으로 삼아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이다.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는 한중 기관이 임시정부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것과 한중 학자가 임시정부를 주제로 공동 참여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부터 2022년 9월 현재까지 열린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는 모두 31건으로 확인된다. 평균적으로 매년 1건 정도의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를 통해서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를 수행했다.

한중 기관이 임시정부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는 14건 열렸다. 1995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성과 국제적 위상」, 1997년에 「1930년대 한국독립운동과 중국」, 2002년에 「미상」 · 「중국에서의 한국독립운동」, 2005년에 「한중연대의 항일혁명운동과 혁명가들」, 2015년에 「한중 양국의 공동항일투쟁과 승전」 · 「독립운동사 연구와 21세기 동아시아 발전 협력」 · 「일제의 침략과 한중의 공동항전」 ·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제2차세계대전」, 2018년에 「한국의 독립운동과 서안」 · 「중한합작항일운동」, 201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한중공동항일투쟁」 ·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 상하이」, 2022년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과의 관계 이해」 등의 대주제로 연구가 이뤄졌다.

한중 학자가 임시정부를 주제로 공동 참여한 학술회의는 17건 열렸다. 199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 「미상」 · 「한국독립운동과 중국」, 2002년에 「신규식과 중한관계」, 2003년에 「중국(항저우)에서의 한국 임시정부」, 2006년에 「김구와 중한관계」, 2009년에 「새로운 사료로 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위상과 활동」 · 「미상」 · 「중경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립운동」, 2011년에 「윤봉길의사의 사상과 동북아평화」, 2012년에 「중국 광저우지역에서의 한국독립운동」, 2015년에 「동아시아에서 항일투쟁의 역사적 위상」, 2016년에 「화중지역 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의 의의」, 2018년에 「세계 망명정부와 임시정부」, 2019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및 광복군의 의의와 한중 간 협력」, 2020년에 「한국광복군의 일상과 기억」, 2022년에 「독립의 나라, 세계 속에 우뚝 서다」 등의 대주제로 연구가 이뤄졌다.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 발표집

그 가운데 대주제가 임시정부와 관련된 것은 14건 있었다(짙은 글자 참조). 1990년대에는 국제적 위상이 높았다는 점, 국제적으로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점 등이 규명됐다. 2000년대에는 중국에서의 활동이 활발했다는 점,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는 점, 충칭重慶시기에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점 등이 규명됐다. 2010년대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는 점, 화중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는 점, 세계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점, 중국과 공동항일투쟁을 펼쳤다는 점, 한중관계에서 의의가 있다는 점, 상하이上海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점 등이 규명됐다. 2020년대에는 한국광복군의 이면사를 조명했고, 다양한 국가와 관계를 맺었다는 점,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점 등이 규명됐다. 이들이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의 대표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대주제가 임시정부와 관련된 14건 가운데 임시정부를 주제로 발표된 세부 연구는 63편에 이르렀다. 주요 성과를 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2022년 8월 26일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과 푸단대학復旦大學 역사학과가 한국과 중국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이다. 대주제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과의 관계 이해」였다. 대략 5편의 연구가 발표됐다. 모든 연구가 임시정부를 주제로 다뤘다.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본 한중공동항일투쟁, 임시정부를 도운 중국인, 중국지역 임시정부 유적지, 임시정부 문헌자료, 중국지역 임시정부 연구사 등을 다뤘다. 발표자는 한국 학자가 2명, 중국 학자가 3명 있었다. 이로써 임시정부가 여러 방면에서 중국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상세히 밝혀졌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과의 관계 이해」라는 대주제로 열린 한중 공동 학술회의 기념사진(2022)

대주제가 임시정부와 관련 없는 17건도 분석 대상에 포함한 이유는 세부 주제에서 임시정부를 다뤘기 때문이다. 임시정부를 주제로 발표된 세부 연구는 45편 있었다. 주요 성과를 하나 자세히 살펴보자. 2005년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푸단대학 아시아연구중심과 한국근현대사학회와 푸단대학 역사학과가 중국 상하이에서 공동 주최한 학술회의이다. 대주제는 「한중연대의 항일혁명운동과 혁명가들」이었다. 대략 22편의 연구가 발표됐다. 임시정부를 주제로 다룬 연구는 1편 있었다. 임시정부에 참여한 이시영을 다뤘다. 발표자는 한국 학자였다. 전체 발표자의 국적을 보면, 한국 9명 · 중국 13명이었다. 임시정부 관련 연구가 적은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임시정부에 참여한 이시영을 중국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중연대의 항일혁명운동과 혁명가들」이라는 대주제로 열린 한중 공동 학술회의 기념사진(2005)

©김희곤 제공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를 통해 본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의 의미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명실상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의 전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중 학자 공동 참여를 넘어서 한중 기관 공동으로 학술회의를 주최한 것이 그렇다. 다음으로 임시정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중 학자가 다양한 주제와 시각으로 연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한중 학자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덕분에 한중 학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임시정부를 주제로 자유롭게 발표와 토론할 수 있었다. 임시정부 관련 한중 공동 학술회의를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에 관한 몇 가지 과제를 적으면서 글을 마친다. 첫째, 중국 소장 임시정부 자료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임시정부 관련 중국 자료를 중심으로 윤봉길의거 직후 일제가 중국에서 탈취해 간 임시정부 자료도 함께 찾아야 한다. 둘째, 중국지역 임시정부 유적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미발굴 유적지뿐만 아니라 위치를 확정하지 못한 기발굴 유적지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 셋째, 임시정부와 중국 인사의 교류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임시정부를 매개로 교류한 한중 인사에 대한 상세한 인명록 또는 인명사전을 만들어야 한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임시정부에 대한 한중 공동 조사와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