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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의 터와 길

잃었던 역사를 되찾다 미국 독립운동의 거점 LA 흥사단 본부

독립의 터와 길

잃었던 역사를 되찾다 미국 독립운동의 거점 LA 흥사단 본부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와 흥사단은 올해 아주 큰 경사를 맞이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리트(South Catalina St.)에 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약 45년 만에 되찾았기 때문이다.

─ 글. 이기욱(흥사단 LA지부 지부장)

미국 LA 카탈리나 거리에 있는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의 현재 모습

©국가보훈부

국가보훈부(장관 박민식)와 흥사단은 올해 아주 큰 경사를 맞이했다. 지난 2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사우스 카탈리나 스트리트(South Catalina St.)에 있던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약 45년 만에 되찾았기 때문이다. 이 건물은 본래 흥사단 미주위원회로 활용되던 중 1978년에 재정 악화로 매각했었다가, 금번 대한민국 정부의 애국적 결단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예산 책정 후원으로 재매입하게 되었다.

민족독립운동의 지도자를 양성하다

도산 안창호는 힘의 중요한 요소는 지식, 경제력, 도덕력이라고 생각했다.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개개인이 부강해야 하며, 국민 개개인이 힘 있는 국민이 되려면 우선 나부터 힘이 있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한 것이 바로 흥사단興士團이다. 흥사단은 안창호가 지‧덕‧체의 삼육을 수련시켜 민족독립운동의 지도자로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비정치적 단체이다. 1913년 5월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언(경기도), 염만석(강원도), 조병옥(충청도), 민찬호(황해도), 송종익(경상도), 강영소(평안도), 김종림(함경도), 정원도(전라도) 등의 8도 대표를 포함하여 25명의 창립위원으로 탄생했다. 흥사단은 미주와 상하이 그리고 국내에 거점을 만들며 활동을 확장해나갔다.
1937년 6월 7일, 일제가 중일전쟁을 일으키기 1개월 전 한반도에서의 민족주의 세력을 말살하기 위해 민족지도자들에 대해 일제히 검거령을 내리며 전국에서 약 5백 명이 검거되고, 안창호를 포함한 흥사단원도 약 70명이 검거되었다. 8월 6일에는 유치장에 감금된 단원들에게 강제로 동우회 해산서에 날인하게 하여 국내에서의 흥사단 운동은 15년 만에 중단되었다.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며 고초를 겪은 안창호가 1938년 3월 10일 세상을 떠나자, 흥사단의 활동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미국 독립운동의 거점이 되다

비록 국내에서의 흥사단 조직은 와해되었으나, 그런 시련 속에서도 많은 단원이 미주와 원동遠東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독립운동을 계속해 나갔다. 미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시카고 등 한인들이 거주하던 미주 전역으로 지부설립을 확대했다. 미주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흥사단 본부는 19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이전해 노스 피게로아 스트리트(North Figueroa St.) 106번지의 목조건물을 임차해 14년간 사용했다. 1929년에는 LA 카탈리나 스트리트에 위치한 건물로 이전했고, 이 건물이 바로 이번에 국가보훈부가 매입한 흥사단소이다.

범세계적 역사 유적지로 인정 받다

LA 카탈리나 스트리트의 흥사단소는 1929년부터 1948년까지 흥사단 본부로 사용되다 광복 이후 본진이 서울로 이주하면서 미주위원회로 개정되었다. 그리고 1978년까지 미주 한인들을 위한 교육과 사회활동, 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으나, 1978년 재정적 어려움으로 단소를 유지하기 어려워져 매각됐고 미국인 소유 임대주택 등으로 이용됐다. 2020년에는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가 재개발을 위해 매입하여 2021년, 철거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흥사단은 LA 카탈리나 스트리트의 흥사단소를 재매입하기 전, 우선 미국의 유적지로 지정하는 단계를 추진해왔다. 2019년경부터 대한인국민회, 미주 한인 시민들과 협력해 흥사단소를 유적지로 지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로스앤젤레스 보존위원회(Los Angeles Conservancy)의 도움으로 유적지 지정을 위한 신청을 등록하고, LA시가 주관하는 공청회를 이어간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2월 흥사단소의 최종 재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적지 지정 추진의 마지막 관문인 3차 공청회에서 흥사단소가 유적지로 최종 인정되며 국민적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이제 LA 카탈리나 스트리트의 흥사단소의 소유주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정부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흥사단소는 영원할 것이다.

1937년 12월 26일 LA 흥사단 본부에서 열린 제24차 연례대회 모습

©국가보훈부

LA 흥사단 본부에서 열린 연례 대회(연도 미상)

©2000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 Libraries

LA 흥사단 본부에서 열린 제50차 연례대회 모습

©2000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 Libraries

잊혀질 뻔한 역사, 새롭게 태어나다

유물 관리 주무부처인 국가보훈부는 2025년 상반기까지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의 내부 재단장 공사를 마치고 같은 해 광복절에 개관할 계획을 발표했다. 흥사단 미주위원부는 독립기념관을 설립한 바 있는 대한민국 정부의 계획을 신뢰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에 대한 흥사단 LA 미주위원부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1. 흥사단뿐만 아니라 독립운동 사적지와 문화센터로 적극 활용해 LA 카탈리나스트리트 흥사단소가 미주 한인사회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안할 것

2.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를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이웃 로컬 사회의 주민,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공동의 커뮤니티 발전 장소로 확대·활용할 것

3.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와 대한인국민회관, 도산기념공원을 잇는 독립운동 사적지 관광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한민족 LA 관광 코스와 미 서부대륙의 관광 코스를 연결해 국제적 문화 관광망을 구축할 것

4.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를 한-미 청소년의 방학캠프장 및 문화체험장으로 개방해 한-미 청소년 교류 극대화의 장으로 구축할 것

민족 독립운동의 산실인 LA 카탈리나 스트리트 흥사단소의 존재와 역할이 한인 및 국제사회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인류 발전에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흥사단 현판

©독립기념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탈리나 소재 흥사단 옛 본부

©국가보훈부